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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아이의 공부 자존감, 말 한마디로 시작된다
공부 자존감은 아이의 학업 성취뿐 아니라 전반적인 정서 안정과도 직결된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공부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스스로 도전해 보려는 자세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왜 이렇게 쉬운 것도 몰라?”, “너는 왜 맨날 이 모양이니?” 같은 말은 단순한 지적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나는 공부에 소질이 없어’, ‘나는 부족한 아이라는 낙인’으로 각인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감적 말하기’이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는 “이 문제 어렵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풀어보려고 했구나”라는 말만으로도 아이는 위로받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게 된다. 뇌과학적으로도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일 때 학습 효율이 높아진다는 연구는 이미 여러 차례 밝혀진 바 있다. 즉, 공부 자존감을 지켜주는 부모의 따뜻한 언어는 아이의 뇌를 학습에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준다.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는 말의 힘
초등학생의 공부 자존감은 단순히 성적이나 결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학습 과정에서 느끼는 ‘내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인정해 주는 부모의 말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자주 묻는 “몇 점 받았어?”, “다 맞았어?”와 같은 질문은 무의식적으로 결과 중심의 사고를 심어준다. 하지만 아이는 매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고, 그러한 질문은 때로 ‘점수=가치’라는 왜곡된 신념을 강화하게 된다.
진짜 공부 자존감은 아이 스스로가 자신의 노력을 자각하고, 그 노력 자체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들을 때 자라난다. 예를 들어 시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이번에 많이 틀렸지만 네가 일주일 동안 복습 계획 세워서 꾸준히 공부한 거, 엄마는 그게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라는 피드백은 아이의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한다. 이는 반복될수록 뇌의 보상회로가 강화되어, 아이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는 학습 태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과정 중심 피드백은 단지 따뜻한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아이가 학습 중 선택한 방법, 계획한 전략, 느낀 감정들을 함께 이야기해 보는 대화는 전두엽을 자극해 사고력과 자기 조절 능력을 길러준다. “수학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한 게 인상적이었어”, “틀려도 다시 시도한 건 네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야” 같은 말은 아이로 하여금 자신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학습했다는 감각을 갖게 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공부 자존감을 깊게 뿌리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교가 아닌 존중으로 자존감을 키우자
한편, 많은 부모가 흔히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비교’다. “형은 벌써 다 했는데 너는 뭐 했니?”, “너보다 어린 친구도 이건 다 맞던데?”와 같은 말은 겉보기에 자극적이고 동기부여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의 내면에 ‘나는 열등하다’는 감정을 심는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초등 시기에는 자기 정체성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외부와의 비교는 스스로를 낮추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교 대신 필요한 것은 존중과 개별화된 칭찬이다. 아이는 저마다 발달 속도도 다르고, 학습 선호도나 집중력이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성장을 기준으로 삼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 너만의 속도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어”, “처음보다 훨씬 자신감 있게 문제를 풀더라”처럼 구체적인 변화와 성장을 언급하는 말은 아이에게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이러한 존중은 아이의 학습 태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아이는 학습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지고, 실수했을 때도 스스로 개선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성적 향상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전반적인 두뇌 발달, 특히 자기 통제와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 과정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면, 아이도 자신의 노력을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결과에 대해 실망하는 대신, 아이가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공부하면서 스스로 잘했다고 느낀 부분은 뭐야?”, “어떤 점이 어려웠어도 끝까지 해낸 게 있었을까?” 이런 질문은 아이의 반성적 사고를 키워주고, 공부 자존감을 내면에서부터 길러준다.
결국, 아이의 공부 자존감은 칭찬의 기술이 아니라 존중의 태도에서 출발한다. 평가 대신 관찰하고, 비교 대신 인정하는 말은 아이가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내고 싶어지는 내적 동기에서 출발해야 하며, 그 동기는 바로 부모의 ‘말’에서 시작된다.
부모의 말투가 바꾸는 뇌의 방향성
부모의 말투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아이의 뇌 구조 형성에도 영향을 준다. 반복적으로 긍정적 피드백을 받는 아이는 전전두엽의 자기 조절 능력이 강화되며, 이는 계획 능력, 집중력, 자기 통제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비난과 지적이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편도체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해 불안과 회피 반응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된다.
이런 점에서 공부 자존감을 키우는 부모의 말투는 ‘지시’보다 ‘코칭’에 가깝다. 예를 들어 “숙제해!”보다는 “오늘 숙제는 몇 시에 하면 좋을까?”, “계획표는 네가 먼저 짜볼래?”라는 질문형 말투는 아이가 자기 주도성을 갖고 학습에 접근하게 돕는다. 말의 방향이 바뀌면 뇌의 반응도 달라진다. 결국 말투를 바꾸는 것이 아이의 뇌를 성장시키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말은 기억보다 감정을 남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않지만, 그 말이 주는 감정은 뇌에 깊게 각인된다. 아이가 공부 중 실수를 했을 때 “그럴 수 있어, 다시 해보자”는 말은 뇌에 안정감을 주고 회복탄력성을 키운다. 반면 “또 틀렸어?”라는 말은 방어기제를 자극해 도전 자체를 회피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학습 자존감을 높이는 부모의 말은 정서적 연결감이 담긴 언어여야 한다. “엄마는 네가 끝까지 해보려는 모습이 자랑스러워”처럼 감정과 상황을 함께 묘사한 말은 아이의 정체성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장기적으로 이런 언어 환경은 아이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어떤 학습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맺음말
공부 자존감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반복되는 부모의 말, 말투, 태도가 오랜 시간 쌓이며 아이의 자존감과 학습 태도를 형성한다. 중요한 것은 ‘공부 잘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고 믿게 해주는 것’이다. 오늘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는지 돌아보며, 내일은 조금 더 따뜻한 말로 아이의 마음을 두드려 보자. 그것이 바로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부 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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